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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환자가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는 모습. <사진출처=플리커>

세계보건기구(WHO)가 올해 세계 보건의 날 테마를 ‘당뇨병과의 전쟁’으로 선정할 만큼 당뇨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당뇨환자들은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슐린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당뇨병에 대한 삐뚤어진 사회적 편견도 존재해 당뇨병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인슐린 치료 필요해도 ‘경구약’만 찾는 당뇨병 환자

당뇨병은 적절한 관리로 충분히 증상을 완화하고 치료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당뇨병 환자들의 당뇨관리가 잘되지 않고 있다.

특히 혈당조절 효과가 뛰어난 인슐린 치료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당뇨 환자들은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당뇨환자 중 경구용 혈당강하제를 통해 당뇨병을 치료하고 있는 환자의 비율은 약 77%, 인슐린 요법을 통해 치료하고 있는 환자의 비율은 약 11%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인슐린 치료 비중이 낮은 이유는 인슐린이 ‘주사치료’라는 이유로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한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의존성이 생겨서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잘못된 생각으로 꺼리는 환자도 있다.

권혁상 가톨릭대학교 여의도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인슐린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의사가 인슐린 치료를 권하면, 경구용약을 처방해주는 다른 병원을 찾아 옮기는 환자까지 있다”며 “최근 다양한 당뇨병치료제가 출시됐지만 경구용약으로 치료를 하는데 분명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들에게 ‘더 이상 경구용약 처방을 못해준다. 다른병원 찾아가라’고 하는 등 협박도 하고 설득도 하면서 노력해보지만 쉽지 않다”며 “인슐린에 대한 인식개선 방안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대중 대한당뇨병학회 홍보이사(아주대학교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 역시 “제때 인슐린 치료를 받지 못해 합병증이 생겨 오는 경우가 종종있다”며 “당뇨 치료의 목표는 합병증을 관리하는 것인데 췌장이 망가진 이후 뒤늦게 후회하는 환자들을 보면 안타깝다. 인슐린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 숨어서 맞는 인슐린, 사회적 편견 문제도 해소돼야

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인슐린 치료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당뇨환자들은 삐뚤어진 사회적 시선으로 화장실 등에 숨어서 인슐린 주사를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인슐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소아당뇨(1형당뇨) 환자들의 경우에는 학교와 학원에서 왕따를 당할까 두려워 숨어서 주사를 맞거나, 인슐린 주사를 포기하는 경우도 빈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슐린 치료가 필요한 성인 당뇨환자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고 있다는 2형당뇨 환자 A씨는 “회사에서는 내가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말하지 않았다”며 “인슐린 주사를 맞을때는 몰래 화장실에 가서 맞고 온다”고 말했다.

회사에서 당뇨병을 앓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불이익’을 당할까봐 두렵다는 A씨는 “당뇨환자라고 하면 주변에서 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며 “먹는 약이 아니라 인슐린 주사는 더더욱 인식이 좋지 않다. 마치 내가 죄인이 된 거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고 하소연 했다.

권혁상 교수는 “당뇨에 대한 전반적인 인신개선 작업이 필요하다”며 “사회의 잘못된 편견 등을 없애기 위해서는 여러 사회적 지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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