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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강민재의 유럽여행기 #Epilogue]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까미노(Camino)’에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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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사이로 보이는 산티아고 대성당.

산티아고에 도착한 날 저녁, 길거리에서 우연히 큰 형님과 희태형을 다시 만났다. 햄누나는 혼자 몬테 도 고조에서 다음 날 오기 때문에 셋이서 저녁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다들 마음이 많이 복잡한 것 같았다. 특히 희태형도 나처럼 많이 아쉬움이 남았던 모양이었다.

 

산티아고 대성당 안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는 모습.

다음 날에는 햄누나도 도착해서 다같이 산티아고 대성당의 미사를 드렸다. 오늘은 어제와는 다르게 날씨가 참 좋았다. 그리고 앞에서 보니 산티아고 대성당이 꽤 크긴 했다. 비록 보수공사 중이어서 모양이 빠지기는 했지만. 어제와는 다르게 산티아고에 대한 마음이 좀 누그러져 있었다. 비록 첫인상이 안 좋긴 했지만 오랜만에 푹 쉬고 순례 완주 증명서를 손에 받고 나니 또 마음이 싱숭생숭 했다. 아무래도 햄누나를 따라 오늘 도착했으면 어제보단 마음이 더 좋았을 뻔 했다.

네 사람이 다시 모인 건 레온 때 이후로 처음이었는데, 같이 같은 숙소를 잡아서 식사도 하고 하루 동안 같이 보냈다. 큰 형님과 햄누나는 다음 날부터 묵시아(Muxia)라는 바다 끝 마을까지 걷는다고 했기 때문에 오늘이 마지막이었고, 희태형은 모레 떠나기로 했다. 나도 바다 끝까지 가고 싶었지만 모레 포르투갈에 가야했기 때문에 이번 기회에는 가지 못했다. 따라서 오늘이 우리 넷이 모이는 마지막 날이었다.



매일매일 걷는 것은 익숙해지기까지 끔찍한 고통의 시간을 필요로 했었다. 하지만 더 이상 30km씩 걷지 않아도 되는 일상에 익숙해지는 시간은 몇 시간 정도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나의 여행이 끝이 난 것은 아니었다.

맥주 가득 담긴 네 사람의 잔이 부딪힌다. 나의 인생 가장 길었던 여정 끝에 남은 소중한 인연 앞으로도 계속 함께 했으면.


산티아고 대성당 앞에서 네 사람.
   

20161030. 별의 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완주 증명서.

 

안녕하세요, 산티아고 순례길 연재를 했던 강민재 기자입니다. 27주 정도 저의 여정에 참여하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제가 처음 연재를 시작했던 때는 저의 유럽 여행이 마무리되기 거의 직전인 작년 1117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오프닝 초고가 나왔던 건 1018일이었으니, 아직 한창 산티아고를 걷고 있을 때부터 연재가 준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 계속 이어졌던 연재는 오늘까지 이르러 끝이 났습니다. 저의 유럽 여행도 제 마음 속에선 오늘로써 정말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저는 이 연재를 하면서 점점 잊혀져가는 산티아고의 추억들을 매주 다시 꺼내보고 상기하며 다시 한 번 이 길을 걷는 마음으로 임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시에 잊고 있었던 것들도 다시금 떠올리기도 하고, 당시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들도 생각이 나면서 저의 여행이 더욱 완성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일상 속에서 긴 마라톤 연재를 하다 보니, 부족하거나 어색한 부분들도 많고, 누락된 내용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의 마음만큼은 잘 전해졌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7주 동안의 연재는 어떻게 보면 위와는 다른 의미로 또 하나의 순례길을 걸은 것처럼 인내와 많은 체력이 요구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연재 시간도 마음대로 변하는 등의 일도 있었고 게으름과의 싸움도 많았습니다. 이런 부분들에서 성실하지 못한 점은 독자 여러분들께 죄송한 마음입니다.

그 긴 순례길을 걷고 나서도 아직도 많이 부족한 저지만 앞으로 더 좋은 글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the end.

[글/사진 강민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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