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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마마', '마망'.... 왜 엄마 아빠를 의미하는 단어는 비슷할까? - 언어학자 로만 제이콥슨, '엄마의 실수' 때문 - 아기의 옹알이를 '엄마' 혹은 '아빠'를 부르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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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빠를 뜻하는 단어가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이유에 대해 언어학자 로만 제이콥슨는 재미있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기의 옹알이를 듣고 엄마를 부른 것이라 착각한 '엄마의 실수'라는 것이다. ⓒ게티이미지/멀티비츠 photo@focus.kr

'개'는 영어로 'dog', 러시아어로 'sobaka', 프랑스어로 'chien'이다. 발음의 연관성을 전혀 찾을 수 없다. 대부분의 단어가 그렇다.

하지만 예외가 있다. '엄마'와 '아빠'다. '엄마'는 영어로 '마마', 프랑스어로 '마망', 이탈리어와 노르웨이어로는 '맘마'다. '아빠'는 '파파', '바바', '다다' 등 전 세계적으로 비슷하다. 이유가 무엇일까.

동계어이기 때문에 비슷한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동계어는 언어는 달라도 그 기원은 같은 단어를 의미하는 것으로 영어 'night'(밤), 프랑스어 'nuit', 독일어 'Nacht' 등이 그 예다.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등은 동계어로 유사한 단어가 많다.

그러나 이는 '엄마'와 '아빠'가 동계어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모든 언어에서 유사한 조음을 나타내는 현상을 설명할 수 없다.

엄마, 아빠를 아프리카 스와힐리어는 '마마'와 '바바'로, 필리핀 따갈로그어는 '마이마이'와 '타이타이'로 심지어 섬나라인 피지에서도 '나나'와 '타타'로 발음한다. 또 에스키모인은 '아나나'와 '아타타', 남아메리카의 피필어에선 '난', '타타'라고 발음하는 등 국경과 대륙을 막론하고 비슷한 조음을 보이고 있다.

미 월간 애틀랜틱은 12일(현지시간) 이와 관련해 언어학자 로만 제이콥슨의 재미있는 분석을 보도했다. '엄마'와 '아빠'의 조음이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것은 '엄마의 실수' 때문이라는 것이다.

아기가 옹알이할 때 가장 처음 시작하는 발음은 '아'다. 혀나 입술을 가만히 둬도 발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엔 입술을 붙여 '음'이나 '마'를 시도한다.

아기는 이렇게 옹알이를 하며 발음을 익힌다. 하지만 어른들은 단순한 옹알이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아기가 "마마"라고 발음하면 누군가를 지칭하는 것으로 알아 듣고 가장 가까운 엄마를 부르는 것이라 생각한다.

즉 엄마는 아기가 "엄마"라고 하는 것을 자신을 지칭하는 말로 오해하고, 아이들에게 자신을 "엄마"라고 부르도록 다시 가르친다는 것이다. 제이콥슨이 '엄마의 실수'가 원인이라고 분석한 이유다.

아빠를 의미하는 '파파'와 '다다'도 마찬가지다. 아기들이 입술을 살짝 닫고 '음' 소리를 내는 것을 배운 다음엔 입술을 조금 더 세게 닫아 'ㅍ'소리를 내는 것을 익힌다. 또 혀를 뒤쪽으로 말아 'ㅌ'와 'ㄷ'를 연습한다. 이를 통해 '파파', '바바', '다다' 등으로 아빠를 부르는 것이다.

한편 언어학자 요한나 니콜스는 '나'와 '너'가 유라시아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m'과 't'로 시작하는 것을 발견했다. 프랑스어로 'moi'와 'toi', 스페인어로 'me'와 'tu', 러시아어로 'menja'와 'tebja' 등이다.

니콜스는 이러한 현상이 엄마를 의미하는 'mama'와 아빠를 의미하는 'tata'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기와 좀 더 친밀한 엄마는 '나'로 조금 멀리 떨어져있는 아빠는 '너'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애틀랜틱은 언어는 인간이 말을 하기 시작한 15만년 전부터 인간과 함께해왔고 끊임없이 움직인다며 우리가 엄마를 왜 '엄마'로, 아빠를 왜 '아빠'라 부르는지 고민해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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