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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턴기자 강민재 세상 돋보기-느림의 미학을 우동 한 그릇에 "가타쯔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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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명지대학교 후문 부근에 일본인이 직접 운영하는 우동집 하나가 조용히 문을 열었다.

낡은 '대우전자' 간판과 넝쿨로 뒤덮여있는 외부. 우동가게는커녕 눈에 잘 띄지도 않는다.

심지어 명지대학교 학생들 중에서 이 가게가 있는 줄을 모르는 경우도 있다.

 

마치 혼자서 시간이 멈춘 듯한 가게의 외부

그럼에도 최근 명지대뿐만 아니라 인터넷 블로그 상에서도 맛집으로

소문이 퍼지고 있어 많은 단골들을 형성하고 있는 중이다.

과연 어떤 우동으로 짧은 기간에 명지대 맛집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는지

본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았다.


가게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외부와 마찬가지로 이 곳만 혼자서

시간이 느리게 흐른 것 같은 풍경이 펼쳐졌다.

낡은 태엽시계와 풍금, 일본풍의 미닫이 문, 그리고 소박한 소품들은

마치 일본의 한 시골마을로 온 듯한 느낌을 주었다.




가게 곳곳에 달린 안내문들. 직접 쓴 손 글씨이다.

가게 곳곳엔 이렇게 안내문들이 있는데 직접 손으로 써서 투박하고 어눌하지만

그 소박함이 가게 전체 분위기와 너무도 잘 어울렸다.

 

손 글씨 주문서.

주 메뉴는 국물의 종류와 면과 국물의 온도도 직접 정할 수 있다.

각 계절에 맞는 식재료로 만드는 계절메뉴와 사이드 메뉴.

손으로 쓴 친절한 안내문. 우동에 대한 사장님의 자부심이 느껴진다.

"가타쯔무리"는 일본어로 "달팽이"를 의미한다고 한다. 가게 이름대로

가게 전체가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둣 소박함과 여유로 가득 차있었다.

 

이곳을 두 번 방문했었는데 한 번은 주 메뉴인 가케우동에서

따뜻한 면과 국물인 아쯔아쯔에 양을 추가했었고,

또 한 번은 유자우동을 시켰다.


가케우동. 양을 추가했더니 어마어마하다.

가케우동은 우리가 아는 일반적인 우동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다. 그 맛은 과연 어떨까.

가게에서 사장님이 직접 뽑은 면은 일반 가게의 우동들과 달리 좀 더 꼬들꼬들하고 힘이 있었다.

국물이 좀 식어있던 점은 아쉬웠다국물 간은 직접 소스들을 넣어 맞추면 되었는데

사실 국물이 특별히 시원하지는 않았다. 온도 탓이었던 것 같다.

사이드 메뉴로 시킨 돼지고기와 반숙계란도 우동과 잘 어울렸다.

개인적으로는 면의 식감이 굉장히 좋았던 우동이었다.

 

유자우동. 처음에는 사리만 나온 줄 알았다.

유자우동은 처음에 사리만 떡하니 나와 국물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

하지만 알고보니 유자소스와 우동소스를 뿌려 비벼먹는 비빔우동이었다.

유자소스의 새콤한 향과 꼬들꼬들한 면이 잘 어우러져 굉장히 상큼한 우동이다.

다만, 국물있는 우동에 익숙한 한국인의 입맛을 고려했을 때는 굉장히 과감한 시도인 것 같다.


"가타쯔무리"가 맛집으로 소문이 난 이유로는

먼저 가게 전체에 흐르고 있는 소박함과 여유로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최근 <<응답하라 1988>>과 같은 드라마가 흥행을 하였듯 사람들은

옛 추억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그리워한다.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이 곳 "가타쯔무리"에서 우리는 그 향수와 만날 수 있다.

그 향수가 그대로 녹아있는 직접 뽑은 정성스러운 면발은 

그 감동을 몸 속으로 느낄 수 있게 해준다.



"가타쯔무리" 페이스 북 페이지에서 매달 가게 휴일을 공지해준다.

때문에 방문하기 전에 꼭 공지를 참고하는 것이 좋다.

주소 :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명지대길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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